미셀 자우너-H 마트에서 울다
H 마트에서 울다
미셀 자우너
왜 H 마트란 곳에서 우는지 이젠 더 이상 자신의 곁에 없는 엄마의 부재를 느끼며 '물어볼 사람이 없는데'란 구절에서 이해가 간다. 그리곤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라는 문장에서 저자의 정체성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하지만 한국에 출생해서 여태 살아온 나조차도 저 지점에서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도대체 한국인이란 뭘까? 반문해 본다.
엄마와의 추억들과 사춘기 때 격렬하게 대립하는 시간들을 거치며 엄마를 떠나 살아야 하는 독립적인 삶에서 엄마가 암으로 투병할 때 힘이 되어주고자 했던 일들과 엄마의 이른 죽음 이후에 음식으로써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겪은 혼혈이라는 점에서 차별을 받기도 하고 이방인 취급 당하기도 한다. 아마도 여기선 이렇게 저기선 저렇게 평생을 애매한 지점 근처에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나조차도 전학을 간 학교에서 반 아이들을 통해 말씨가 다르다는 식의 부정적 반응을 체감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나로서는 영원히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일 듯하다.
저자의 모녀 관계와는 좀 달라서 그런가 내 경우엔 저렇게까지 옷차림이나 다른 것에 참견을 하진 않으시며 어느 정도 규칙을 정해 두기도 했지만 나에게 맡기시는 부분이 많고 어느 정도 대화로 타협을 하기도 하고 이해하려 노력해 주시는 부분도 있었다. 정 맘에 들지 않으면 나에게서 떨어져서 멀찍이 계실 뿐이었다.
오히려 아버지와는 외적인 모습은 붕어빵이라지만 그 외엔 도무지 맞지가 않아서 피하게만 된다. 자기중심적인데다가 가부장적이고 소통불가에다가 가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