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파트릭 모디아노-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오후의 체셔캣 2019. 12. 29. 14:59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원제 : Rue des boutiques obscures)

파트릭 모디아노


"때때로 나는 완전히 안개 속에 묻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기억 속에 구멍이 나버리는 거예요......아주 의기소침해지는 때에는......그래서 거리를 지나가다가 나는 혹시 뭔가 기억날까 해서......올라왔는데......뭔가 그......"   -P.116 中에서


아무리 보아도 사람들은 벽으로 가려진 삶을 살고 있고 그들의 친구들은 서로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유감스러운 일이다.   -P.120 中에서


지금까지 모든 것이 내게는 어찌나 종잡을수 없고 어찌나 단편적으로 보였는지.......몇 개의 조각들, 어떤 것의 한 귀퉁이들이 갑자기 내 수사의 과정을 통하여 되살아나는 것이었습니다......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인 모양이지요......

과연 이것이 나의 인생일까요? 아니면 내가 그속에 미끄러져 들어간 어떤 다른 사람의 인생일까요?      -P.247 中에서


 기억을 잃은 채 탐정 위트를 보조하는 탐정으로 살아야한 기 롤랑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과거를 추적하면서 그린 여정이다.

조약한 몇가지 단서에 의지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를 찾아 떠나면서 자신의 러시아의 귀족도 되었다가  모리스섬의 영국인도 되었다가 나중엔 대사관 직원도 되었다가 정신없이 자신을 대입시키며 착각을 하다 아니라며 지워나가는 전개방식으로 마침내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서 자신의 과거를 일부 찾게 되는 과정입니다.

 인간은 현재의 시간에 머물며 살고 그 시간들이 모이면 과거가 되고 과거의 행동이 의미가 없다고 볼수 없는 것이 과거가 자신의 현재의 모습으로 투영되기 때문이라서 말이죠.또한 나는 또렷이 기억하는 것도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하고 기억의 오류를 볼때 각자 기억의 촛점이 다르니까 라고 생각하고 말았던 일이 있어서 그랬네요.

 

 사족으로 영화를 좋아해서 닥치는 대로 보던 시절에 본 프랑스영화와 비슷하게 꽤 모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서도 받는군요.

19년 마지막 책이네요.미래와 같이 모호한 책을 덮고 나니 조금은 쓸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불어 한줌의 한기도 스미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