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베르토 에코-제0호
제0호
옴베르토 에코
대학에서 학위를 받지 못한채 변변찮은 글쟁이로 직장을 전전하던 중년의 콜론나는 창간을 앞둔 신문사 도마니(내일)에 스카우트 된다. 그의 역활은 신문사 주필의 대필 작가이자 편집부 윗선이 되어서 창간은 되지 않지만 신문사의 제작 과정에 투입하여 편집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록하여 소설로 쓰고 주필 시메이에게 넘기는 것이다. 만약 창간이 되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잃고 빈손이 되지 않게 폭로를 담은 책을 회고록 형식으로 방비책을 세운 셈인 것이었다.
신문사의 돈줄은 콤멘다토르 비메르카테라는 세력가로 정재계의 거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신문사에서의 기사 내용들은 협박용 언론으로 사회의 유력인사들을 궁지로 몰 정보를 흘리는 것이 목적.
그 와중에 콜론나에게 매번 술값을 치르게 하고 자신의 음모론적인 무솔리니의 행적을 추적하는 기자 브라가도초가 등에 칼을 맞고 살해되고 그 뒤에 자신도 살해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콜론나와 주필 또한 마찬가지였네요.
지금은 뉴스의 홍수 속에 가짜뉴스가 SNS상에 판을 치고 재빠르게 지나고 그것을 팩트체크하는 시대이다. 나 또한 편파적인 뉴스를 보고 있는 현실인데다가 언론이 앵무새처럼 떠드는 황색뉴스에 황당해하며 어이없다 싶은 현실인 상황에서 "뉴스들이 신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문이 뉴스들을 만드는 것입니다."란 말로 누군가의 의도가 담긴 뉴스를 만드는데 정보를 이용하고 자기의 입맛대로 상황을 끌고 가는 것인지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나 자신조차도 너무나 무비판적으로 뉴스를 신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의심이란 절대로 과장되지 않아.의심하고 또 의심하라,그래야만 진실에 도달한다.과학이 권하는 게 바로 그거 아냐?"-p.70 中에서
끝임없이 의심으로 하지 않으면 진실에 도달하지 못할 만큼의 시대에 사는 것만 같네요.
학창시절 국어선생님이 신문에 난 기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번 더 뒤집어서 생각을 해야한다는 말씀 또한 떠올랐습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패배자이다. 심지어는 승리한 사람들조차 패배자이다." -P.316 中에서
근래에 위안을 주는 문장이었네요. 그분이 마지막에 내놓은 작품은 나에게 좀더 의심하고 확인을 해야한다고 쓴웃음 같은 깨달음을 던져주고 떠나셨다 싶네요. 이제 더이상 아프시지 말고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