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현-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송지현
추워서 였을까? 찌는듯한 무더위에 열대야로 헐떡이던 피를 나눈 동생보다 더 살갑게 다가온 모기들을 떠올리게 하는 여름이 생각나서였다.
일면식도 없는 사실 대부분의 작가와 마주한 적이 없어서 동일선상에 놓아야 하는 듯하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를 골라서 읽는 거라서 기대감이 없는 상태의 책이었다. 다만 겨울이라서 여름의 뜨거움을 생각나게 해서 골랐나 보다.
아버지는 없거나 무능력하고 어머니는 힘에 부쳐서 자식들에게 쏟아내고 새로운 삼촌(애인)으로 불리는 이들을 꾸역꾸역 데려온다. 할아버지는 누워있으면서 돈과 비아그라에 집착하시고 할머닌 남편의 영정 사진 앞에서 신나게 고스톱을 치신다. 가족을 들여다볼수록 보통의 정상의 가정은 아닌듯하며 맞담배는 예사인 날콩가루 집안인가 싶을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며 뭔가 이해를 할 수 있는 점이 있겠지 하면서 보게 되었다.
<삼십 분 속성 플라멩코>에서는 정규직에 있으면서도 불안해하는 남자친구와 계약직으로 있는 보험회사에서 계약 해지가 되어 백수가 된 나는 대책 없이 모은 돈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나는 나가 나온다. 그곳에서 압축으로 플라멩코 공연을 보며 좋아하는 사람들 속에 이질감을 느끼는 나가 나온다. 아마도 준비를 하며 실패를 맛보며 위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없는 달콤한 절정의 결과만을 맛보는 것에서의 이질감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 나온 인물들이 이상한 것이 아닌 모든 인간들은 이상하고 인생은 외줄타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 집착하며 애를 쓰면 쓸수록 정상적이지 않고 불안하지 않으려 준비를 착실히 한다고 해도 어디선가 불안한 일들이 툭툭 튀어나와서 괴롭히니 말이다. 그러면서 일어나지 않은 나쁜 일들이 일어날까 봐 불안해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