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김현민·김혼비·디에디트·박서련·박정민·손현·요조·임진아·천선란·최민석·핫펠트 - 요즘 사는 맛
요즘 사는 맛
김겨울·김현민·김혼비·디에디트·박서련·박정민·손현·요조·임진아·천선란·최민석·핫펠트
한국인에게 밥은 여러 의미로 존재한다.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 등의 인사말에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밥 먹었니?","언제 밥 한 번 먹자." 등의 말들은 흔한 인사말 범주에 속하니 말이다. 밥을 함께 먹음으로써 친목을 다지는 의미로 여겨지게 되니 함께 먹는다는 의미는 그만큼 크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나에게도 먹는 것이 낙인 시간이 존재해서 맛있는 빵집을 돌아다니거나 면식 수행을 빙자한 스트레스 해소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유행에 둔감한 나로서는 지구를 위해라는 거창한 생각도 아니고 동물권 때문도 아닌 교통사고로 퇴원 후에 마트의 삼겹살 고기 굽는 냄새로 인해 돼지고기를 못 먹게 되었다. 냄새가 역하게 느껴져 먹을 생각이 없어졌고 그 덕에 느슨하게 나이롱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게 된 셈이다. 이젠 그렇게까지 역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역시나 잘 먹진 않게 되었다. 굳이 분류하자면 페스코 베지테리언 정도의 강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통해서 물고기가 사촌쯤 된다고 하는데 난 사촌과의 사이가 남보다 못한 것 같으니 괜찮다 생각하며 조금은 먹고 있다.
천 작가의 집식구 경우와 비슷한 울 집식구 또한 식성이 제각각이어서 다 모여 외식을 하면 누군가는 거의 굶는 셈이다. 그리고 작가의 아버지가 사 왔다고 하던 밤식빵은 울 여사님이 좋아하셔서 그냥 웃게 되었다. 작가님처럼 옆집에 맛난 빵을 굽는 이웃이 존재한다면 난 오히려 미칠 것 같다. 당장 쳐들어가서 빵을 내놓으라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스낵처럼 가볍게 볼 만한 책이어서 보는 내내 편안하게 웃으며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