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버 노아 -태어난 게 범죄
태어난 게 범죄
트래버 노아
태어난 게 범죄라니 했더니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의하면 흑인과 백인이 성관계를 해선 안된다는 법이 있다. 그래서 흑인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트래버는 범죄가 되어 부모님은 처벌을 받고 자녀는 고아원에 가야 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더라고요. 트레버의 시선으로 남아공을 보게 되고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고 만델라가 감옥에서 나오자 흑인인 호전적인 줄루족과 대화를 하는 코사족의 세력 갈등은 전쟁으로 치닫고 지금도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다. 그리고 혼혈이어서 흑인도 백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의 유색인이 되었던 트래버의 삶과 정체성의 혼란, 엄청난 말썽들, 엄마의 재혼으로 폭력적인 의붓아버지와 태어난 나이 차이가 있는 동생들, 새아버지로 인해 엄마와 의붓자식 트래버에게 가해지는 폭력들, 의붓아버지가 술로 인한 재정상태 악화, 그로 인해 이혼한 후에도 엄마를 향한 증오범죄를 하고도 관대한 처분은 분노를 일으킨다. 무능한 남아공의 경찰을 보며 우리나라도 예전엔 가정폭력을 저런 식으로 취급했기에 화가 났다. 또한 벗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그들의 세계와 빈곤의 대물림과 빈부의 격차 등을 웃음으로 쉽게 전달해준다.
트래버는 그래도 독특하고 무한 긍정의 엄마를 만나서 여러 가지 다양성을 체험하고 교육받으며 자랐기에 말썽은 부렸으나 폭력과 분노로 불출하는 사람으로 크지 않아서 지금의 유쾌한 그가 된 것 같다.
또 서양사적 시각에서나 히틀러가 무시무시한 존재이지 흑인들의 입장에겐 세실 로즈가 더 극악 무도하고 콩고에선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나 미국 원주민에겐 콜럼버스가 그렇다고 생각하듯 말이다. 사실 나에게도 히틀러 보다는 조선인의 코와 귀를 잘라서 가져가 자신의 나라에 무덤까지 만든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이가 더 치가 떨리니까 말이죠. 또한 서양인의 시각에서 욱일기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듯이 우리에게도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보다도 욱일기에 분노하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