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유럽 도자기 여행·서유럽 편
유럽 도자기 여행
서유럽 편
조용준
이번 여행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인데 서유럽의 도자기의 시발점은 711년이다.
이 해는 우마이야 왕조가 이베리아반도를 침공해서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가 뿌리인 이슬람의 도기 문명이 전파되고 러스터 웨어와 마욜리카, 타일 장식인 아슐레호 (이슬람 양식의 타일) 제작의 역사가 된다. 고온 1300도가량을 견디는 고령토로 자기를 만들어야 했기에 스페인은 도자기보다 아술레호 라는 타일 문화가 더 발달하게 된다. 아술레호는 이슬람의 영향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타일 장식을 일컫는 스페인어이다. 러스터 웨어는 광택 유약 도기이며 751년 탈라스 전투 때 포로가 된 당나라 도공이 당시 아바스 왕조의 수도인 바그다드로 가서 러스터 제조법을 전하게 되고 북아프리카 이슬람 문화권에서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 세비야와 발렌시아에서 번성하게 된다. 광택 유약도기나 주석 유약 석기 혹은 도기가 스페인 마요르카 섬을 거쳐서 이탈리아로 전파되기 이르는데 그것이 바로 마욜리카 도자기이다. 이탈리아의 마욜리카 제작 중심지는 파엔차, 프랑스 마욜리카는 파이앙스로 불린다. 그러나 희고 값싼 자기가 출현해서 18세기 이후부터 마욜리카는 쇠락하게 된다. 프랑스의 파이앙스 시발점은 이탈리아와 가까운 리옹이다. 1768년 리모주에서 고령토가 발견되어 프랑스 자기 역사가 시작되고 당시 루이 15세의 연인이었던 마담 퐁파두르가 관리하던 세브르 자기는 현재 국가가 관리하게 되었다.
영국의 경우 도자기 산업이 왕실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이루어졌으며 영국은 본차이나 기술을 개발하게 되고 우스터, 포트메리온, 앤슬리, 웨지우드, 로얄덜튼 등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아는 브랜드가 주가 된다.
서유럽 도자기의 역사를 자신만의 여정으로 서술하고 당시 유럽 대륙의 역사와 도자기 산업의 발달사를 감상과 섞어 들여주고 사진자료 또한 풍부하다. 책 마지막 부분에 도자기 연표와 참고문헌, 참고사이트 목록도 잘 표기되었다. 성당과 도자기 박물관, 공장 소개도 밝혀져있어서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여행할 때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이분의 열정만큼은 높이 사야 할 듯하다 싶어진다.
마지막으로 "불과 1백만 정도의 소수 인구가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광대한 지역에서 인도인, 페르시아인, 투르크인, 말레이인, 브라질 인디언 등 수많은 적들과 맞서 싸우고, 게다가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의 견제와 전쟁을 돌파하면서 세운 이 업적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 -P.245 中에서
; 포르투갈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서술하지만 나에겐 식민지 역사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서 불쾌했다. 어떻게 침략자의 입장인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관점으로 서술된 것을 고대로 답습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말이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유명한 저서 <총, 균, 쇠>에서 신식 무기와 균으로 인해서라고 본 기억으로 인해 씁쓸해했던 기억이 나서 말이다.